2024년, 추석 명절을 맞아 고향인 신안군 고이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얼마 전 벌초를 위해 잠시 다녀갔었지만, 이번에는 추석을 맞아 성묘도 하고, 부모님과 함께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고이도의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고, 오랜만에 마주하는 고향의 풍경이 그리움을 달래주었습니다.
고이도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길이 새롭게 정비되어 예전보다 차로 다니기도 편해졌고, 마을 곳곳에 쉴 수 있는 공간들도 생겨났습니다. 특히, 우리 가족이 자주 바베큐를 즐기던 그곳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바베큐를 하며 가족들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변화된 모습 속에서도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고이도의 따뜻함은 변하지 않았다는 걸 느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고, 고향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의 세월의 흔적이 조금씩 보이지만, 두 분과 함께 나누는 대화와 웃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추석이라는 명절이 주는 따뜻한 가족의 정이, 고향의 공기와 함께 더 깊게 다가오는 날이었습니다.
보통은 압해도 가룡리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이번에는 신월리에서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명절이라, 가룡리에서 출발한 배가 고이도와 신월리를 다시 한번 더 왕복해주었습니다.
이번 추석엔 조금 일찍 고향인 고이도에 도착해서 물때를 잘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항상 만조일 때만 가다 보니 바닷가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제한적이었는데, 이번엔 썰물 때라 갯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고동을 잡고, 게도 잡으면서 갯펄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니, 그동안 놓쳤던 자연 속의 작은 기쁨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낚시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어릴 적 고이도에서 낚시를 하면 주로 잡히던 게 '운저리'였는데, 이번엔 운이 좋게도 감성돔이 많이 잡혀서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처음으로 갯지렁이를 보고 깜짝 놀라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낚시를 처음 해보는 그들의 표정이 신기함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낚싯대에 걸려오는 물고기를 볼 때마다 아이들은 마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듯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특히 큰아이 소윤이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해서 조금 아쉬워했지만, 둘째와 막내가 물고기를 잡을 때는 그 모습이 너무나 기특하고 대견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이런 소중한 경험을 쌓는 것을 보는 아빠로서, 그 순간순간이 참 감사했습니다. 자연 속에서 함께한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큰 선물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낚시를 아이들이 많이 즐거워하였습니다.
또 맛있는 바베큐도 준비를 하였습니다.
고이도에서 배 시간을 기다리며, 우리는 잠시 일상을 멈추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짐을 풀고 새로 구입한 바베큐 장비를 펼쳐 놓으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준비해온 소고기를 꺼냈습니다. 신선한 바닷바람이 부는 한적한 공간에서, 따끈한 숯불 위에 고기를 올리자 고소한 향기가 퍼지며 주변 공기를 가득 메웠습니다.
아이들은 "언제 먹어요?"라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이리저리 바비큐 장비 주변을 맴돌았고, 아내와 나는 미소를 지으며 조심스럽게 고기를 뒤집었습니다. 잘 구워진 고기를 한입 베어 물 때,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습니다.
바다의 고향이 어우러진 고이도의 풍경 속에서 우리는 바베큐의 맛과 함께 자연의 고요함을 느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다림마저도 즐거운 이 순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주는 기쁨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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