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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

기관지 절개한 시원이의 성장기

사랑하는 아들 시원이가 태어났습니다. 우리 가정에 셋째로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임신 중반에 '뇌실 확장'이라는 증상이 있어서 안양 샘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출산은 서울 아산병원에서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출산 직후에 수술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큰 병원에서 출산하길 권하였습니다. 

참 감사하게 '뇌실 확장'이라는 증상은 수술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정도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참 감사했죠. 많은 분들이 이 것을 위해서 기도해주셨기 때문에 더욱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다른 부분에서  아이의 약함이 드러났습니다. 

아래 사진은 막 출산 때의 사진입니다. 

아신 병원에서는 산모 옆에 남편이 보면서 함께 출산을 돕도록 해주는 병원이었습니다. 아픈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는 병원이라 그런지 그런 배려가 있었습니다. 

아들 시원이가 태어날 때도 옆에서 출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왠지 울음 소리가 작게 들렸습니다. 첫째, 둘째 때와는 다른 약한 울음 소리가 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진단은 첫 돌이 될 때즘엔 괜찮아질거라는 진단을 내렸고, 3일 후에 저희 가정은 집으로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위 아래 사진에서 처럼 참 건강하게 자라주었습니다. 숨소리가 약한(?) 증상만 빼면 아주 씩씩하게 자라주었습니다. 숨이 약하다는 것은 아이가 편하게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쌕쌕거리는 소리와 함께 힘겹게 숨을 쉬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곧 좋아질거라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빨리 좋아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가 예방 접종을 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3월에 태어난 아이라 한달 채 되기 전, 보건소로 예방 접종을 하러 갔습니다. 아직 쌀쌀한 날, 아이를 어렵게 추스리고 나왔는데, 보건소에서는 아이의 숨 쉬는 소리가 이상하다고 하여서 예방접종을 놔주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힘들게 나왔는데....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큰아이가 다니는 작은 소아과에 들렸습니다. 어렵게 나왔는데, 예방접종을 못하고 가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렸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봐주시는 소아과 선생님이 "아이가 숨을 쉬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보다 지금 체격과 몸무게가 작게 나간다"는 것입니다. 지금 빨리, 응급실이라도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합니다. 아산병원이나 서울대병원, 삼성병원등으로 가보라고 합니다. 

이건 또 무슨 상황??

위 모습처럼 쌔근쌔근 어여쁜 모습이 곧 수술대에 오르는 모습으로 변하게 됩니다. 

 

바로 가까이, 분당 서울대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우선 다른 병원들보다 가깝운 이유가 먼저였습니다. 아산병원으로 가볼까? 했지만, 몇번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분당 서울대 병원에 입원을 하고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 몇가지 검사를 하였습니다. 이제 태어난지 한달 반도 되지 않았는데, 이것 저것 검사를 하는 아이가 안쓰러웠습니다. 

결과는 기관지에 작은 혹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관지가 협착이 된다는 것이죠. 그 혹을 제거해야 하는데, 약물로 해야 할지, 수술로 해야 할지를 판단하려면 어떤조직인지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전신마취를 하고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수술실에 들어간 아이는,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검사만 하고 곧 나올줄 알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잠시후에 이시원 보호자를 부르는 소리가 있어서 나가보았더니, 담당의사 선생님께서 "시원이가 성대를 열어주질 않아서 제대로 검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불가피하게 기관지를 절개해야 할것 같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혹시 이렇게 아픈 아이들이 어떻게 치료하고 있나 자료를 찾아보던 중에 기관지 절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능하면 기관지 절개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우리 부부의 간절한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도 기관지 절개를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우리 부부는 "좀더 큰 병원으로가보자"라는 마음에 병원을 다른 곳으로 가겠다. 그대로 마취 깨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녹녹치 않\았나 봅니다. 

마취가 곧 깰줄 알았는데, 이전 기다리던 시간보다 더욱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시원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메시지가 보였습니다. 왜? 중환자실이지?

의사 선생님께서 "시원이가 마취가 깨는 중에 호흡이 멈추었습니다. 성대를 많이 건드렸던 모양입니다. 부모님의 동의를 구할 여유가 없어서 급하게 기관지 절개를 하였습니다"

1분여 정도 호흡이 멈추었다고 하는데, 수술실에 없었던 우리는 알수가 없는 것이죠. 

중환자실에서 기관지 절개하고 있는 시원이의 모습입니다. 

 

 

중환자실에서 일주일 머물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거의 재우다시피 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병원 입원은 첫째 아이가 화상 입어서 치료한것 말고는 없었는데, 중환자실에서 일주일이라니... 앞이 막막(?)한 느낌이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이제는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병실로 오니 석션(호스를 통해서 가래를 빼주는 작업)과 절개한 부분 소독해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 되다보니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물론 아이가 제일 힘들었겠지만, 부모로써 아이가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리더군요. 

병원 생활을 근 한달 가까이하고 난 후에 집으로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흡을 도와주는 여러 호스를 달고 있어서 제대로 안아볼수 없을 때도 있었는데, 수술 이후에 잘 적응해주어서 이렇게 퇴원하는 날을 맞이했습니다. 한달이 넘는 병원생활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기관지 절개한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

 

기관지 절개한 아이를 집에서 키운다는 것이 그렇게 힘든것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처음 퇴원하고 일주일이 그렇게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퇴원 이후에 바로 감기에 걸렸던 것 같습니다. 거의 석션기를 옆에 달고 엄마는 항상 매 분 옆에서 대기를 하고 있을 정도였었죠. 

병원에서는 석션하기에 좋은 환경이었죠. 집에서는 익숙치도 않을 뿐더러 석션 기계도 낯설었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서 이 시간을 어찌 버텨왔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나도 모른 사이에 이 시간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잠도 제대로 잘수 없었죠. 매 순간 부모가 옆에서 아이의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때였습니다. 

산소를 공급해주는 호스를 지금은 끼우고 있는 모습이네요. 

그래도 죽으라는 법 없다고, 어느덧 10~30분에 한번씩 해야 하는 석션도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니 그렇게 힘들어 죽을 것만 같던 삶에 아주 작은 여유를 찾게 되었습니다. 

 

태어난지 한 달 보름만에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했던 때에서, 하루하루 시간은 흘러 혼자서 기어다닐 때가 되었고, 

 

어느 순간에 혼자 앉아보겠다고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이 때쯤 되었을 때 비로소 세상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도 갈 수 없었는데, 처음 교회로 가기 위해서 옷을 챙겨 입던 모습인거 같습니다. 

기어 다닐 수 있게 되고, 앉고, 서고 머리카락도 잘라 주는 시간도 갖습니다.

그렇게 순하게만 보이던 아이가 어느 순간에 남자아이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소윤이, 하윤이와는 다른 남자아이로 높은 곳에 올라가고, 험한 곳도 마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2014년 한해 동안 자라는 모습을 간략하게 남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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